<판결요지>

피고인 1은 피고인 회사의 대표이사이고, 피고인 회사는 ○○산업(개인사업체)과 제강 및 압연 일용보수작업 업무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산업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가 무게 1,220kg 상당의 방열판 보수 작업을 하는 도중 섬유벨트가 끊어지고 방열판이 낙하하면서 피해자를 덮쳐 사망한 사안임. 대법원은,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의 목적, 보호법익, 행위태양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에서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죄와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및 업무상과실치사죄는 상호간 사회관념상 1개의 행위가 수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형법 제40조의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함.


【대법원 2023.12.28. 선고 2023도12316 판결】

 

• 대법원 제3부 판결

• 사 건 / 2023도12316 가.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나. 업무상과실치사

                                      다.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

• 피고인 /

• 상고인 / 검사

• 원심판결 / 부산고등법원 2023.8.23. 선고 (창원)2023노167 판결

• 판결선고 / 2023.12.28.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쟁점 공소사실의 요지

 

가. 피고인 A

1)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의 점

피고인 A은 사업주인 피고인 B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B’이라 한다)의 대표이사이자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서 관계수급인인 C 소속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중량물 취급 작업에 관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2022.3.16. 근로자인 피해자 D이 방열판 보수 작업을 하던 중 방열판이 낙하하면서 피해자를 덮쳐 피해자의 왼쪽 다리가 방열판과 바닥 사이에 협착되도록 하여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함과 동시에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2)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이라 한다)위반(산업재해치사)의 점

피고인 A은 사업주인 피고인 B의 대표이사이자 경영책임자로서 피고인 B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장에서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이 업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평가하는 기준을 마련하거나, 도급 등을 받는 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능력과 기술에 관한 평가기준·절차를 마련하는 등 종사자의 안전·보건상 유해 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위와 같이 종사자 D이 사망하는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하였다.

 

나. 피고인 B에 대한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및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의 점

피고인 B의 대표이사이자 경영책임자인 피고인 A이 피고인 B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은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근로자 D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종사자가 사망하는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하였다.

 

2.  죄수에 관한 판단

 

가. 상상적 경합은 1개의 행위가 수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형법 제40조). 여기에서 1개의 행위라 함은 법적 평가를 떠나 사회관념상 행위가 사물자연의 상태로서 1개로 평가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1987.2.24. 선고 86도2731 판결, 대법원 2017.9.21. 선고 2017도11687 판결 등 참조).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의 목적, 보호법익, 행위태양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에서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죄와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및 업무상과실치사죄는 상호간 사회관념상 1개의 행위가 수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형법 제40조의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 그 구체적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안전 및 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의 안전 및 보건을 유지·증진함’을 목적으로 하고(제1조),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 또는 사업장, 공중이용시설 및 공중교통수단을 운영하거나 인체에 해로운 원료나 제조물을 취급하면서 안전·보건 조치의무를 위반하여 인명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 경영책임자, 공무원 및 법인의 처벌 등을 규정함으로써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시민과 종사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위 각 법의 목적이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지만 ‘산업재해 또는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 또는 종사자의 안전을 유지·증진하거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사람의 생명·신체의 보전을 그 보호법익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사람의 생명·신체의 보전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상죄도 마찬가지이다.

2) 이 사건에서 피고인 A이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서 작업계획서 작성에 관한 조치를 하지 않은 산업안전보건법위반행위와 경영책임자로서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하지 않은 중대재해처벌법위반행위는 모두 같은 일시·장소에서 같은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 발생을 방지하지 못 한 부작위에 의한 범행에 해당하여 각 그 법적 평가를 떠나 사회관념상 1개의 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죄와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는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

3)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와 업무상과실치사죄는 그 업무상 주의의무가 일치하여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대법원 1991.12.10. 선고 91도2642 판결, 대법원 2015.10.29. 선고 2015도554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피고인 A에게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에 따라 부과된 안전 확보의무는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에 따라 부과된 안전 조치의무와 마찬가지로 업무상과실치사죄의 주의의무를 구성할 수 있다.

따라서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죄와 업무상과실치사죄 역시 행위의 동일성이 인정되어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

 

나. 결국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한 쟁점 공소사실 부분을 상상적 경합 관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죄수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나머지 부분에 관한 판단

 

검사는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불이행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부분에 관하여는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구체적인 불복이유의 기재가 없다.

 

4.  결론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안철상 이흥구 오석준(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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