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2024.4.19. 선고 2021구단61782 판결】

 

• 서울행정법원 판결

• 사 건 / 2021구단61782 장해급여부지급처분취소

• 원 고 / A

• 피 고 / 근로복지공단

• 변론종결 / 2024.03.08.

• 판결선고 / 2024.04.19.

 

<주 문>

1. 피고가 2020.6.12. 원고에 대하여 한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1949.*.*.생)는 1991.**.*.부터 2018.*.**.까지 약 26년 8개월 동안 B, C에 소속되어 D제련소(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서 정액(조액) F/P(Filter Press) 분해 작업(필터프레스 기계를 세척하는 작업)에 종사하였다.

나. 원고는 2018.12.14. E병원에서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 이명’(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고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다. 피고는 2020.6.12. ‘이 사건 사업장의 소음정도는 78.5dB로 원고가 85dB 이상의 소음에 3년 이상 노출되었다고 볼 수 없어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장해급여 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2020.8.25. 기각되었고, 이에 불복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2021.2.18.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상병은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노출된 소음으로 인하여 발병하였거나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된 것이므로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이 사건 사업장 소음노출 정도

○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한 작업환경측정결과(소음측정결과)는 다음과 같다. <표 생략>

2) 의학적 소견 등

○ 원고 주치의의 소견(E병원, 2018.12.14.자 장해진단서)

- 장해의 원인이 되는 상병명: 양측 감각신경성 청력소실, 이명, 소음성 난청

- 순음청력검사 3회 실시한 결과 가장 좋은 청력은 우측 51dB, 좌측 43dB이었음.

- 약 27년 동간 소음성 환경에서 작업하면서 청력이 약화되고 이명이 생겼다고 하며 순음청력검사에서 4000Hz 주위 주파대의 청력감소가 상대적으로 심해 소음에 의한 청력 손상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함.

○ 특별진찰 결과(F병원, 2020.2.5.자 특별진찰진단서)

- 광업소에 1992년 입사하여 2018년 퇴사하였고, 2009년경부터 시작된 청력 저하를 주소(환자 진술)로 2019.5.20. 본원 외래 내원하여 시행한 이학적 검사 우측 고막 혼탁, 좌측 고막 정상, 임피던스검사 양측 A형, 순음청력검사 우측 67㏈, 65㏈, 68㏈, 좌측 58㏈, 50㏈, 50㏈임.

- 어음명료도검사 우측 85㏈에서 62%, 좌측 80dB에서 76%, 이명도 검사 좌측 125Hz에서 45의 이명, 청성뇌간유발반응 검사 우측 60nHL, 좌측 50nHL에서 제5파 형성, 이음향방사검사 양측 비정상 보이는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 소견 보임.

- 시끄러운 소음환경에서 장기간 근무한 이력과 근무 중 난청이 발생하였다는 병력 등을 감안한다면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은 업무와 인과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사료됨. 특히 근무 중 혹은 퇴사 후 수년 이내에 청력검사에서 난청이 있었다면 소음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함이 타당함. 하지만 근무 중 혹은 퇴사 후 수년 이내에 청력검사 자료가 없다면, 70세로 고령이고, 퇴사 후 상당기간 지난 점들을 감안한다면 상기 소견만으로는 감각신경성 난청이 소음성 난청에 의한 난청인지, 노인성 난청에 의한 난청인지 정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상태로 소음성 난청과의 인과관계를 알기 위해서는 작업장의 소음정도와 노출기간, 소음환경 작업 전, 작업 후, 퇴직 직후의 청력검사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옳으리라 사료됨.

○ 이 법원의 감정의(이비인후과)의 의학적 소견

- 만 71세(2020.1.10. 당시) 여성에서 소음노출의 업무관련성이 없고, 다른 감각신경성 난청의 질환력(내이염, 약물중독, 열성질환, 메니에르증후군, 매독, 두부외상, 돌발성 난청, 유전성 난청, 가족성 난청)이 없으며, 양측성 감각신경성 난청이 있다면 노인성 난청으로 보는 것이 가장 합당함.

- 원고에게 내이염, 약물중독, 열성질환, 메니에르증후군, 매독, 두부외상, 돌발성 난청, 유전성 난청, 가족성 난청의 병력은 보이지 않음. 2019.5. 특진기록상 우측 고막이 혼탁한 것으로 되어 있음. 임피던스청력검사 결과 A형, 순음청력검사 기도-골도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아, 임상적으로는 과거에 고막이나 중이질환을 앓았으나 완치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특진 시의 난청은 감각신경성 난청에 합당하다고 판단함.

- 원고의 청력은 동일 연령대 평균 청력에 비해 나쁜 편임에 동의함.

- 청력도만 보고 감각신경성 난청의 원인과 그 기여도를 정확히 진단하는 의학적인 방법은 현재까지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 산업의학회 및 여러 전문가 그룹에서 소음성 난청을 특정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여 이를 기준으로 삼고 있고, 소음성 난청의 초기에는 C5 dip이 저명하지만 진행할수록 notch가 깊어지고 넓어져 심한 경우 하강형 청력으로 진행하는 것은 동의함.

- 2020.2.5.자 진단서상 원고의 청력도는 전적으로 100% 노화로 인한다고 결론 지을 수는 없으나, 제시된 청력도의 양상으로 미루어 노화의 영향이 상당하고 소음의 영향이 일부 혼재되어 있음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함.

- 소음으로 인한 달팽이관의 손상은 이분법적 현상이 아닌 연속적인 현상이므로 85dB 이하라 하더라도 개인의 감수성에 따라 세포의 손상이 시작될 수는 있음. 그러나 청력이 저하되어 난청을 유발할 수준으로 손상이 축적되는 기준에 대한 전문가 집단의 견해는 통상적으로 85dB 혹은 90dB 이상의 소음일 때라는 것에 컨센서스가 형성되어 있음.

- 소음으로 인해 달팽이관이 손상된 부분은 회복되지 않고, 소음 손상이 기저에 존재하는 경우 노화로 인한 청력이 저하되는 속도가 더 빠를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동의함.

[인정근거] 갑 제8, 9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한양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 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5조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가 업무수행에 기인하여 입은 재해를 뜻하는 것이어서 업무와 재해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그 재해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존의 질병이더라도 그것이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 등으로 말미암아 더욱 악화되거나 그 증상이 비로소 발현된 것이라면 업무와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 경우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5.12. 선고 99두11424 판결 등 참조).

한편,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을 정하고 있는 구 산재보험법 시행령(2021.6.8. 대통령령 제3175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4조제3항 [별표 3] 제7호 차목(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은 소음성 난청에 대하여 본문에서 ‘85dB[㏈(A)]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어 한 귀의 청력 손실이 40dB 이상인 감각신경성 난청’으로서 ‘고막 또는 중이에 뚜렷한 손상이나 다른 원인에 의한 변화가 없고, 순음청력검사결과 기도청력역치와 골도청력역치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어야 하며, 청력장해가 저음역보다 고음역에서 클 것’을 요하고, 단서에서 ‘내이염, 약물중독, 열성 질병, 메니에르증후군, 매독, 머리 외상, 돌발성 난청, 유전성 난청, 가족성 난청, 노인성 난청 또는 재해성 폭발음 등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난청’을 제외하고 있는데,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 형식과 입법 취지를 종합하면, 구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제3항 [별표 3]이 규정하고 있는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은 산재보험법 제37조가 규정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보이고, 그 기준에서 정한 것 외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을 모두 업무상 질병의 범위에서 배제하는 규정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기준을 충족한 경우뿐 아니라, 기준을 충족하지 아니한 경우라도 업무 수행 중 노출된 소음으로 인하여 소음성 난청이 발생하였거나 적어도 발생을 촉진한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고 추단할 수 있으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4.6.12. 선고 2012두24214 판결 참조).

2)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1, 29, 30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고용노동부 대구지방노동청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약 26년 8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지속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소음에 장기간 노출되었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였거나 자연경과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악화되어 현재의 난청 상태에 이른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상병과 원고의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 원고가 근무한 1991년부터 2018년 사이의 기간 중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한 작업환경측정 결과 소음 수준이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하는 소음성 난청 인정기준 85dB에 미치지 못하는 ‘57.8 ~ 81.1dB’로 측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보이고, 그 기준에서 정한 것 외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을 모두 업무상 질병의 범위에서 배제하는 규정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기준을 충족하지 아니한 경우라도 업무 수행 중 노출된 소음으로 인하여 소음성 난청이 발생하였거나 적어도 발생을 촉진한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고 추단할 수 있으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있는 점, 이 사건 사업장의 소음을 측정한 작업환경측정 결과가 실제로 원고에게 노출된 소음 수준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1991년부터 2022년까지 이 사건 사업장에서 소음으로 인한 직업병 유소견자들이 다수 발생한 점, 소음성 난청의 발병 여부나 진행 정도는 근로자 개인의 청각 감수성에 따라 개인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단지 위 인정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하여 상당인과관계를 배척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 원고는 1991년경부터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는데 일반건강검진 결과 2010년 좌측 청력 정상, 우측 청력 비정상, 2011년 양측 청력 비정상, 2012년 양측 청력 정상, 2014년 좌측 청력 정상, 우측 청력 비정상으로 진단되었고, 2018.12.14. E에서 순음청력검사 결과 우측 65dB, 좌측 50dB로 측정되었다. 원고는 2010년경부터 청력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다고 보인다. 이 법원 감정의는 원고의 청력이 동일 연령대에 비하여 악화되어 있고 원고에게 내이염, 약물중독, 열성질환, 메니에르증후군, 매독, 두부외상, 돌발성 난청, 유전성 난청, 가족성 난청의 병력은 보이지 않으며, 임상적으로는 과거에 고막이나 중이질환을 앓아 고막이 혼탁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임피던스청력검사 결과 A형, 순음청력검사 기도-골도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아, 완치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특진 시의 난청은 감각신경성 난청에 합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와 같은 원고의 소음 노출력, 연령, 청력저하 시작 시점 및 진행 경과, 이비인후과 질환력, 고막 상태 등을 종합하였을 때, 원고에게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소음 노출력 이외에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할 만한 다른 요인을 찾기 어렵다.

○ 원고가 2018.12.14. 이 사건 상병으로 진단받을 당시 만 68세에 이르러 자연적인 노화의 진행이 원고의 청력 소실에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사건 감정의도 원고의 청력도는 전적으로 100% 노화로 인한다고 결론지을 수는 없고, 제시된 청력도의 양상으로 미루어 노화의 영향이 상당하고 소음의 영향이 일부 혼재되어 있음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며, 소음으로 인해 달팽이관이 손상된 부분은 회복되지 않고, 소음 손상이 기저에 존재하는 경우 노화로 인한 청력이 저하되는 속도가 더 빠를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동의하고 있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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